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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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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지나친 입시 압박과 사교육 열풍,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 등 공교육에 바람 잘 날 없어진 지도 벌써 여러 해다. 이에 질린 몇몇 학부모와 학생들은 대안학교, 홈스쿨링 등 다른 길을 찾아 자발적으로 학교 밖으로 떠나기도 했다. 아이에게 확고한 꿈이 있다면, 좋은 대안학교를 찾아 보내거나 홈스쿨링을 계획하고 실천할 여력이 된다면 학교에 얽매이지 않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여력이 없는 아이들과, 떠나고 싶지 않지만 떠나야 할 위기에 처한 아이들이 훨씬 많다. 갑작스레 어려워진 집안 사정과 계속해서 뒤처지는 성적, 친구들한테 털어놓을 수 없는 건강 문제로 곤란에 빠진 아이들은 마음 편히 공부만 하기가 어렵다.

그럼 학교 밖엔 답이 있을까? 다른 교육 방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업 중단은 아이의 미래에 찾아올 기회를 계속해서 앗아갈 지도 모른다. 결국 위기에 처한 아이들은 이도 저도 못한 채 학교의 울타리 주변에서 서성이고 있다.

 



학교로 다시 돌아와!

미국의 ‘커뮤니티 인 스쿨(Communities In Schools, 이하 CIS)’은 왕따, 가정 형편, 성적 저하, 진로 고민 등으로 학교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채 학교 밖으로 밀려날 위기에 있는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학교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단체다. 학교 생활에 집중하지 못하는, 그러나 학교를 나와서도 별다른 대책이 없는 학생들이 상황에 떠밀려 학교를 그만두지 않도록, 졸업을 끊임없이 미루지 않도록 돌보고 ‘관리’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요 미션이다.


 


 




Photo(cc) by Daniel Johnson / flickr.com


 



CIS는 중∙고등학교와 손잡고 ‘사이트 코디네이터(Site Coordinator)’를 교내에 두어 학업 중단 위기에 처한 학생들이 있는지 살핀다. 도움이 필요한 학생 당사자는 물론 그들을 가르치는 선생님과 이야기하고, 학생의 집을 직접 찾아가 부모님과 상담하는 등 학생이 어떤 문제에 처해있는지 직접 찾아 나선다. 우리 주위의 청소년 상담사나 멘토와 비슷하지만, 훨씬 더 적극적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가난, 성적 저하 등 문제의 이유를 파악한 후에는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도 바로 사이트 코디네이터의 몫이다.

‘도대체 그냥 멘토링이랑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는데?’ 싶다면 예를 들어보자. 사이트 코디네이터 A씨는 나란히 학교를 다니던 한 형제가 언젠가부터 수업에 자주 빠지는 걸 보고 집으로 찾아갔다. 알고 보니 최근 형제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 혼자 아이들 생활비와 교육비를 벌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들은 전기도 나오지 않는 비좁은 트레일러에 살고 있었다. 모자란 생활비와 교육비,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는 캄캄한 트레일러, 그리고 학교와 멀어져 가는 어린 아이들.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A씨가 이 사실을 안다고 해서 도대체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까? CIS의 코디네이터들은 이 문제를 '커뮤니티'의 힘으로 해결했다. 선생님, 이웃, 자원봉사자 등 주위 사람들의 힘을 모아 아이들에게 줄 깨끗한 옷과 음식을 구하고, 근처 동네에서 전기 기술자와 자원봉사자를 모아 트레일러에서 전기를 쓸 수 있도록 손 본 것이다. 또 좁긴 하지만 형제가 자기만의 공간을 가질 수 있도록 트레일러 곳곳에 간이 벽을 설치해 줬다.

코디네이터들이 커뮤니티의 자원을 연결해 만들어 낸 성공 사례는 그 밖에도 다양하다. 부정교합 때문에 말하고 음식을 먹는 것이 불편해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하기 힘든 학생, 왕따를 당한 학생에게는 사이트 코디네이터가 그들의 치료를 도와줄 수 있는 지역 내 치과의사를 연결해 주고, 지역에서 펀드레이징을 진행해 진료비를 지원한 사례도 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잦은 싸움을 일으키거나 폭력조직에 가담하는 학생들에게도 지속적인 멘토링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이 가진 재능을 이용해 지역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소개해 자존감을 되찾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 무사히 졸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이 꿈을 잃지 않길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코디네이터는 학교 선생님, 동네 이웃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질과 재능, 관심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도록 다리가 되고, 아이들은 다시 학교에 나가서 공부를 한다. 이것이 위기에 처한 학생들이 학교에 계속 남아있을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티 인 스쿨의 방식이다. 단순히 학업을 지원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기본적인 생활환경 지원(끼니, 주거 환경, 보건의료 등)부터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대학 탐방 기회를, 취직을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직업 알선 기회를 다방면으로 연결해 준다. 길게는 10년 이상까지도 장기적인 멘토링을 지원한다.이 모든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청소년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출처 communitiesinschools.org


 



여기에는 자원봉사자의 역할도 적지 않다. CIS에서 봉사자들은 아이들과 터놓고 이야기하는 상담 멘토나 공부를 도와주는 학습 멘토로 활동한다. 또한 공부 외에도 취미, 특기를 가질 수 있도록 예술 활동, 스포츠 등을 함께 하는 일일 강사가 되기도 한다. 학교 인근 지역에 있는 단체나 회사에서는 진로 상담을 위한 강의를 열거나 실제 일자리 알선을 도와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현실적인 문제로 꿈을 잃지 않길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가 가진 것 한에서 힘쓰면 되는 것이다.


 


 


200달러로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한 학생을 키워내는, CIS의 이러한 방식은 효과가 있었을까? 한 마디로 말하자면, ‘YES’다. 현재 미국 27개 주에 분포한 학교 약 200여 곳과 제휴를 맺고 있는 CIS는 연간 125만 명의 학생을 돌보고 있다. 그 결과 ‘낙제생’이 될 위기에 처했던 학생들의 96%가 무사히 졸업했다. CIS의 손길을 거쳐간 학생들 중 88%는 유예 없이 제때 졸업했다. 이는 연간 약 80%의 학생만이 고교 졸업 학위를 따는 미국 전체 평균에 비하면 확연히 높은 수치다.


 


 




*출처 communitiesinschools.org


 


 


그런데 이 많은 학생들을 일일이 챙기려면 꽤 많은 돈이 들지 않을까? CIS는 여기에 ‘NO’라는 대답을 보여준다. 학교 선생님을 통한 진로 설계, 이웃 자원봉사자를 통한 주거 환경 개선 등 이미 존재하는 자원을 통해 학생들을 돕기 때문에, 생각보다 추가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 이것이 커뮤니티 인 스쿨이 학생 1인당 단 200 달러로 그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학교를 떠나서 더 좋은 삶을 찾길 바란다.’ 정말로?

2012학년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업 중단 이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자퇴’다. 이 중 약 23%가 자발적 학업중단을 선택한 반면에 50%의 학생들은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자퇴를 선택했다. 자퇴하려는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할 시간을 주는 ‘학업중단 숙려제’가 시행 중이긴 하지만, 두어 번의 상담이 숙려제 프로그램의 거의 전부다. 자퇴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지만, 정작 왜 자퇴까지 생각하게 되었는지 들으려 하는 노력은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질 좋은 리더를 찾기 위해 온 국민이 고민하고 있는 시기다. 몇 해 전부터 무상급식, 교육복지와 같은 개념들이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올려졌다. 교육은 곧 한 나라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가장 중대한 과정이다. 좋은 교육 리더, 훌륭한 교육 정책은 모든 국민이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큰 그림은 완성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법. 그럼 그 때까지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CIS의 사례처럼, 우리 동네의 학교에는 위기에 처한 아이들이 없는지 동네 사람들이 찾아 나서보는 건 어떨까? 악조건에 떠밀려 학교를 그만둘까 고민하는 아이에게 ‘네 맘대로 살아 봐’라고 방임하기 전에 ‘돌아와’라고, 우린 아직 네가 필요하다고 따뜻하게 말을 거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거다.




웹에디터 강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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