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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 하는 폭력의 DNA

관리자 2014.04.16 19:42 조회 수 : 1768









 

대물림하는 폭력의 DNA’ 아동학대 그후 7, 진규는 지금


동아일보 신광영 neo@donga.com·배준우 기자

 
 일곱 살 진규(가명)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는 다섯 살 여동생의 목에 줄을 감고 이 방 저 방으로 끌고 다녔다. 아버지는 동생을 이미 몇 차례 벽에 집어 던지고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했다. 동생은 눈을 껌벅이며 숨을 헐떡였다. 진규는 아버지에게 맞을 때 이러다 죽겠다고 느끼곤 했는데 눈앞에서 동생이 죽어가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날도 주먹질에 앞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애새끼들은 맞아야 정신 차려.” 여동생이 숨진 지 7. 올해 열네 살이 된 진규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법원은 학대로 자녀를 숨지게 한 부모를 살인자로 보지 않지만 진규가 겪는 후유증은 아동 학대가 살인보다 잔인하다는 걸 보여준다. 그는 자신이 그토록 혐오했던 폭력의 노예가 돼 있었다.  


2007
년 진규(가명·당시 7)의 아버지는 다섯 살배기 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아버지가 수감된 뒤에도 진규네 집은 계속 전쟁터였다. 진규가 다른 여동생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엄마는 아빠한테 못된 것만 배웠다며 진규를 미워했다. 남편에게 맞고 살던 엄마는 딸들을 지키려 아들을 때렸다.


 
3년 뒤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은 학대신고를 받고 진규네 집을 찾았다가 혼란에 빠졌다. 진규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우울증세를 가진 피해자인 동시에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가해자였다. 페트병에 자기 소변을 받아 동네 아이들에게 강제로 먹이기도 있다. 아버지가 진규 남매에게 했던 단골 수법이었다. ‘폭력의 DNA’가 진규에게 옮겨간 듯했다.


 
진규는 1년간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2년간 위탁가정에서 지냈다. 그 사이 중학생이 된 진규는 올해 2월에야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두 달쯤 지난 이달 초 진규는 그 집에 홀로 남겨졌다. 엄마가 여동생들을 데리고 집을 나갔기 때문이었다. 그날 진규 엄마는 아동보호기관에 전화를 걸었다.


 
진규한테 예전 남편의 모습이 보여요. 무서워서 도저히 안 되겠어요.”


 
전날 진규가 엄마와 말다툼을 하다 부엌칼을 휘두르며 위협했다는 것이다.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한 데 이어 엄마한테마저 버림받은 진규는 어떤 어른으로 성장할까. 아버지가 뿌린 불행의 씨앗은 진규와 가족들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생존본능이 공격성으로 표출


 
동아일보 탐사보도팀은 아동학대 피해 후 구조된 청소년 10명과 유년시절 부모에게 학대당했던 30, 40대 성인 10명이 겪은 후유증을 취재했다. 이들은 폭력에서 벗어난 지 짧게는 1, 길게는 20년이 됐지만 여전히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학대에서 갓 탈출한 아이들은 물건을 훔치거나 거짓말을 하는 증상을 보였다. 장기간 심리적 물질적 결핍 상태에 있다가 쉼터 등 안정적인 환경에 놓이자 이럴 때 최대한 챙겨놓아야 한다는 생존 본능이 도벽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학대를 피하려 가출해 노숙생활을 하다 보니 도둑질이 몸에 밴 사례도 있다. 거짓말 역시 살려는 몸부림이다. 보통 학대 부모들은 폭력의 원인을 아동에게 뒤집어씌우거나 약속을 안 지켰다고 몰아세우며 폭력의 명분을 쌓는다. 학대받는 아동들은 솔직히 말했다가 무참히 구타당했던 적이 많아 상대가 원하는 대로 사실을 가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다는 것이다.


 공격성도 자주 나타난다. 부모와 신뢰관계 형성이 안돼 상대를 잘 믿지 못하는 데다 더는 억압받지 않겠다는 절박함의 표출이다.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부모에게서 타인을 괴롭히거나 제압하는 요령을 무의식적으로 체득한 결과다. 피해 청소년들의 이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섣불리 문제아로 낙인찍게 되고, 주변의 따가운 시선은 이들의 후유증을 더 악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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