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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723649.html
지역 현장 I 위기청소년 자립을 위한 카페 ‘두드림’

“자퇴 등으로 학교를 다니지 않는 위기청소년은 취업을 하고 싶어도 쉽게 할 수가 없어요. 저는 운이 좋아서 이곳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됐고,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요. 미래를 꿈꿀 수 있어요.”

전북 전주에 사는 김아무개(19)씨는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다. 자립을 준비하려는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시이오(CEO) 카페 ‘두드림’에서 일한다. 사회복지사가 꿈이다. 자신의 불우했던 시절 경험이 상담을 하는 데 좋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믿는다. 힘든 시기를 겪었기에 누구보다 그 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바리스타가 되고 싶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도 있다. 인생 선배로서, 커피 기술을 가르치는 강사로서 말이다. 중·고교를 검정고시로 거친 그는 지금 사회복지학과 3학년 대학생이다. 두드림이 없었다면 미래도 없었을 것이다. 두드림은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계기였다. 그렇지 않았으면 피시방 등을 전전하며 계속 방황했을 것이다.


꿈을 실현하는 ‘청소년 CEO’ 카페
직접 커피 만들고 판매…25명 거쳐가
과거 ‘일탈’ 편견에 취업 실패하자
전북청소년복지센터 2012년 개소
지난해엔 2호점…3호점도 준비중
영어·음악·요리…동아리 공간 구실도
“적은 인원이 제대로 성장토록 지원”





커피

커피
전북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관리하는 카페 두드림은 2012년 2월 전주시 진북동 팔달로 주변에 문을 열었다. ‘위기청소년 자립을 위한 카페’로,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었다. 두드림(Do dream)은 ‘꿈을 실현하자’는 뜻이다. 청소년들이 직접 커피를 만들어 팔고 카페 운영을 한다.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의 카페를 지향한다.

이 사업은 청소년들이 자격증을 얻더라도 과거 일탈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취업을 하지 못하자, 직접 경영을 통해 자립하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채미나(35) 전북청소년상담복지센터 기획관리팀장은 “바리스타에 관심이 많은 아이가 취업을 했는데, 일주일 또는 한달 만에 되돌아오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카페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되돌아온 이유는 가출, 학업 중단, 사회부적응 등을 겪은 위기청소년들이 ‘일반 사회인’과 화합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성실한 생활습관 때문에 지각도 잦고, 말없이 결근하기도 했으며, 사장님들의 폭력적 발언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카페 운영은 매우 어려웠다. 도심이기는 하지만 유동인구가 적고 죽은 상권이었다. 외부 지원을 받지도 못했다. 직원 한명으로 운영한 적도 있었다. 정경아 전북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장은 “문을 아예 닫고 싶은 심정이 많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그럴 수가 없었다. 아이들이 커피만 배우는 게 아니라, 손님 응대와 매장 관리 등을 배우고 경험해 사회에 진출하도록 해야 했다”고 말했다. 카페가 없어지면 이들의 꿈을 키울 교두보가 사라지게 된다. 이곳은 “많은 청소년에게 적은 혜택을 주기보다는, 적은 인원이 제대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요즘에는 월급·재료비·관리비 등 겨우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있다. 박리다매 전략을 구사하려고 시중 프랜차이즈 가격의 절반으로 낮췄다. 인원은 초창기 4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처음에 경험이 없어 인원을 잘못 산정했기 때문이다. 파트타임 봉사 형태로 일을 배우는 청소년들이 일부 돕고 있다. 바리스타가 쿠키 등도 만들어 판매한다. 최근에는 카페 활성화를 위해 한 협동조합과 협약을 맺어 인력 지원과 운영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스타벅스에서 8명이 바리스타 무료 교육도 받았다.

1년8개월 만인 지난해 10월에는 시내에 2호점도 냈다. 돈은 못 벌지만 교육을 위해서다. 장기간 훈련을 하려면 또 다른 사업장에서 청소년들이 나누어서 일해야 했다. 1호점에서 숙달이 되면 2호점으로 옮기는 전략을 세웠다. 전북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한 관계자는 “일반 카페는 종업원이 실수를 하면 지켜보며 기다려주지 않는다. 아이들이 숙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문을 닫을 수가 없다. 사업장을 확대해서 단계별로 훈련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교육을 위해 3호점도 낼 계획이다. 이번에는 카페보다는 여학생들이 주로 관심 있는 헤어, 메이크업, 네일아트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를 위해 한옥마을 근처에 있는 전통시장인 남부시장 2층 청년몰에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임대료가 비싸고 일부 상인들이 반대해 성공하지 못했다. 전북도 청소년팀 이민정씨는 “2호점도 기업체로부터 1억원을 후원받아 개소했다. 다양한 훈련을 위해 앞으로 지역자원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25명이 이 카페를 거쳤고, 현재 김씨를 비롯해 3명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소년원 출신으로 전북지역 대학을 다니는 이아무개(20)씨는 두드림을 벗어나 카페를 직접 운영한다. 이씨는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작은 봉사라도 미루지 않으면서,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위기청소년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나머지 22명은 대학에 진학했거나 군대를 갔고, 형편이 좋지 않아 공장에 취업한 이도 있다. 선택적 함묵증(사람 앞에서 말하지 않는 아동기 불안장애)이 있는 한 남자아이가 3년가량 말을 안 했는데, 커피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카페 관리를 잘했다. 이곳을 거치면서 많이 좋아졌는데 다른 카페로 갔다가 곧 되돌아왔다. 두드림이 없었다면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관계자가 설명했다.




두드림은 학교 밖 청소년들의 동아리 활동 공간 구실도 한다. 영어 스터디, 음악, 공예, 요리 등을 하는 동아리 연습실인 것이다. 윤정미(31) 전북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센터 자립지원팀장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동아리들이 두드림을 활용한다. 재능기부를 하는 멘토 등을 연결시켜 주는데 만족도가 높다. 학교 밖 청소년 중에는 방황하는 생활에 젖어 자발적이지 못한 아이들이 많은데, 두드림 같은 공간이 있으면 동기부여 등 아이들에게 홍보하기가 좋다”고 말했다.

학교를 그만둔 황아무개(17)양은 “영어 동아리를 하는데 주기적으로 만나 공부하니까 학교를 다니는 것 같은 소속감이 생겨서 좋다. 테스트를 하는 등 약간의 강제성이 있어서 긴장도 돼 능률이 오른다”고 말했다. 해외취업을 하고 싶다는 황양은 내년에 대학 신입생이 된다. 김아무개(15)양은 “카페와 동아리가 없었다면, 친구를 만날 기회가 없었을 것이고 오히려 공부도 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도 최근 1~3년 사이에 청소년 전용 공간이 개설돼 운영되고 있다. 광주시에는 지난 7월 청소년 자립 카페 ‘락(樂)다방’이 문을 열었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공간으로 공연을 하거나 카페 음식을 판매한다. 재료비를 내면 직접 커피를 내리는 핸드드립 체험과 과일로 믹스주스를 만드는 체험을 한다. 음악, 마술, 연극, 밴드, 어쿠스틱 기타, 춤 등 공연 아르바이트가 있다. 경기 군포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틴터’를 운영한다. 2012년 12월에 개소한 이곳은 수익사업을 하지 않고 북카페 형식으로 청소년에게 공간을 제공한다. 올해 3월 문을 연 강원 춘천 ‘봄내친구랑’ 청소년돌봄카페는 무료로 간식과 점심·저녁을 제공한다. 최근 4개 동아리가 발표회를 열었다. 지난 10월 개소한 충남 천안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카페친구 1318’을 운영한다. 커피나 음료수를 무료로 주고 동아리 활동을 하도록 도와준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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